세번째 강의입니다. 이번엔 '슬리피 할로우'로 다시 찾아온 '팀버튼'감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로 이 글은 한겨레신문 1997년04월15일 김봉석 기자의 글을 참고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팀 버튼은 이상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편의 단편과 7편의 장편영화 속에 컬트영화, 블록버스터, B급영화, 작가영화와 저주받은 걸작이 함께 들어있다니.때로는 <배트맨>시리즈처럼 그 모든 것이 한 영화 속에 녹아 들기도 했다.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의 모순을 가장 예리하게 비판하고, 대중들의 찬사와 함께 비난을 받아오며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과 영화세계를 만들어왔다.팀 버튼은 어떤 경향에도 속하지 않고, 누구와도 한 동아리에 묶이지 않는, 자신만의 유파를 가진 이상한 감독이다.
팀 버튼은 철저하게 '미국적'이며 '현대적'인 예술가이다. 팀 버튼은 미국영화의 방부제였던 코폴라나 마틴 스콜세지와 달리 인문학적 교양이나 사회의식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문화적 교양은 B급공포영화와 공상과학영화, 그리고 만화가 거의 전부이다. 악평을 하자면 팀 버튼은 유아적 상상력이 일관되게 확장된 것에 불과하다. 어린 시절의 악몽과 거칠고 너른 세계로 나설 때 느끼는 불안감, 그리고 소외의식.
유아적 상상력의 카리스마
그러나 새로운 천년왕국이 열리는 지금, 팀 버튼이 천박한 대중문화의 산물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는 없다. 오히려 팀 버튼은 할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를 만들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았고, 일관되게 자신의 세계관을 반영해왔다. 그는 가장 유치하고, 가장 기괴한 방식을 통해 모순으로 가득 찬 이 세계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 유아적인 상상력에 열광하는 것은 새로운 세대들이다. 그들은 만화와 영화, 가상적인 세계에서 사고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다. 팀 버튼을 성장시킨 것도 학교가 아니라 그 저급한 대중문화였으니까.
팀 버튼은 캘리포니아 버뱅크에서 성장했다. 호러영화와 애니메이션에 매혹된 평범한 소년이었다. 동네의 공동묘지에서 편안한 느낌을 받았고, '완전한'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열두살 때 고양이 액세서리 가게를 하던 어머니 곁을 떠나 전 마이너리그 야구선수였던 아버지 곁으로 와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팀 버튼은 이 시절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지만 그의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 이때이다. 고등학교 시절 예술이 갇혀있는 자신의 영혼을 풀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팀 버튼에게도 스승은 있었다. 그의 기괴한 스타일이 나쁘다고 말하는 대신에 용기를 북돋워준 미술선생이다. "그녀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하라고 권유했다. '그렇게 그리면 안 돼'라고 말하는 대신 그녀는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졸업 뒤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기 위해서 칼아츠에 들어갔지만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 학교의 교육은 예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결국 팀 버튼은 LA로 갔고 새로운 경험을 시작했다. "나는 결코 전에는 그리지 못했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의 마음속에 무언가 이상한 약물이라도 들어온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그럴 능력이 있었다."
디즈니로부터의 탈출
팀 버튼의 첫번째 직장은 디즈니였다. 전혀 팀 버튼과 어울리지 않는 결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우와 사냥개>의 애니메이터로 일하면서 귀여운 여우 그리기에 지쳤다. 그는 자신의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다른 공간을 필요로 했다. 82년 스톱 모션 단편 애니메이션인 <빈센트>(1982)가 첫번째 작품이었다. 교외에 사는 한 아이의 이중생활을 그린 이 단편으로 각종 영화상을 휩쓸었고 다시 <프랑켄위니>(1982)를 만들었다. 사랑하는 개를 부활시킨 아이의 이야기였다. 이 영화를 본 폴 루벤스(피위 허만)는 <피위의 대모험>(1985)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 작품으로 큰 성공을 거둔 팀 버튼은 워너 브러더스에서 <유령수업>(1988)을 만들게 됐다. 다시 성공을 거두자 워너는 과감하게 미국의 영웅 <배트맨>(1989)을 제안했다. 의외의 말처럼 들리겠지만 "배트맨을 너무나 사랑했던" 팀 버튼은 블록버스터를 만들었고 흥행감독이라는 꼬리표까지 얻게 되었다.
<배트맨> 이후 팀 버튼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감독이 되었다. <가위손>(1990)은 팀 버튼의 가장 개인적인 영화였다. 언제나 이방인이었던 그에게 특별한 의미였던 주제 '이방인'이 정면으로 노출된 영화였다. 그러나 <배트맨2>(1992)에서는 상황이 어려워졌다. 팀 버튼은 <배트맨2>를 가장 어둡고, 극단적인 영화로 만들었다. 대 중들은 좋아하지 않았고, 비평가들 역시 악평을 퍼부었다.
팀 버튼은 우울증에 빠졌고 최악의 상황이었다. 시나리오 작가인 조나단 젬스는 팀의 기분전환을 위해 뉴욕의 스트립클럽에 데리고 갔다. 그리고 지금까지 연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리사 마리를 만났다. 리사는 그에게 그 누구도 주지 못했던 용기를 주었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사랑이야말로 팀 버튼을 구원했던 것이다. 용기를 얻은 팀 버튼은 감독만이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 <크리스마스의 악몽>(1993)을 제작하고 <에드 우드>(1994)의 감독, <배트맨 포 에버>(1995) <제임스와 커다란 복숭아>(1995)의 제작을 한다. 그리고 <화성침공>을 만들게 된다.
분열된 자아, 영원한 이방인
팀 버튼은 자신의 영화에서 항상 똑같은 주제를 반복한다. 팀 버튼의 영화에 출연한 주인공들을 살펴보자. 그의 주인공들은 분열된 자아를 가지고 있거나,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그들은 자신만의 현실에서 자신만의 법칙을 지키며 살아간다. 배트맨과 캣우먼을 보자. 그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분열된 자아를 갖게 되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을 주체할 수 없다. 그러나 비틀쥬스, 잭 스켈링턴의 경우는 다르다. 이들은 자신의 세계를 지키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할로윈 마을의 잭은 일상이 지겨워져 다른 무엇인가를 시도하려고 한다. 잭은 ‘정상적인’ 세계에서 자신이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이들에게 기쁨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겁에 질릴 뿐이다. 결국 잭이 알게 되는 것은 자신의 세계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잭은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본성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현실의 인물인 <에드 우드>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는 위대한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스튜디오의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그가 자신의 작업에 대해서 신뢰를 가질수록 그는 비극적인 인물이 된다. 그는 오슨 웰스를 만나 자신의 꿈을 완성시키라는 충고를 듣고 비로소 자신의 현실을 알게 된다. 모든 것이 파국에 이를 수밖에 없음에도 자신의 이상과 작품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정상적'인 세계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에드 우드는 사라지는 것이다. 마치 가위손처럼.
'정상적'인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면을 쓰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배트맨2>에서 펭귄은 배트맨에게 속삭인다. "가면을 쓰지 않은 내가 부럽지 않냐"고. <가위손>에서 팀 버튼은, 교외에 사는 중산층의 위선을 철저하게 폭로한다. 너무나 평화롭고, 따뜻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질시와 암투, 위선이 복마전처럼 얽혀있다. 에드워드가 이방인이 되는 이유는 오로지 타고난 순진함과 기이한 외모 때문이다. 에드워드는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타인을 만지면 상처를 입힌다. 그러나 가면을 쓴 사람들은 겉으로는 다정하게 대하면서도 속으로는 칼날을 들이대는 것이다. 인간들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어하던 에드워드는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과 법칙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자신의 세계로 돌아간다. 가위손처럼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존재는 이 세계에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 버튼은 자신의 영화 속에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시간도, 공간도 결코 규정지을 수 없는 가공의 세계. <유령수업>은 진짜 같은 미니어처 마을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반면 <가위손>은 미니어처 같은 진짜 마을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지워 버리면서 창조한 팀 버튼의 세계는 네모난 상자 안에 모든 것이 들어있는 만화의 영역이다. 만화는 현실의 일부는 극단적으로 과장하고, 또 일부는 사장시켜 버린다. 따라서 보여지는 것말고는 없는, 모든 것이 화면 그대로 완성된 세계인 것이다. <다이하드> 같은 영화는 실제의 뉴욕이라는 도시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팀 버튼이 창조한 가공의 세계는 그렇지 않다. 고담시는 뉴욕을 연상시키지만 현실과는 전혀 다른 자체의 법칙을 가지고 돌아간다. 가장 현실적인 장면을 보여줄 때도 팀 버튼은 의도적으로 과장된 색깔과 풍경으로 경계를 지워버린다.
이상한 나라의 진실
팀 버튼의 독특한 영상은 그의 영화를 더욱 비사실적으로 만든다. 그의 영화는 독일 표현주의와 유니버설의 고딕 공포영화에서 영향받은 것이다. 빛과 어둠의 날카로운 명암, 표현주의적인 조명, 그리고 어둡고, 음울하고, 기괴한 것에 대한 애정 등등. 독특한 형식은 팀 버튼의 주제를 더욱 부각시킨다. <빈센트>는 <칼리가리박사의 밀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 반면 <피위의 대모험>은 삼원색을 주로 쓰면서 장난감가게를 보는 듯한 느낌과 함께 검은 색의 괴물들로 피위의 악몽을 표현한다. <가위손>은 빛과 어둠을 가장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과장된 파스텔 색조의 구름한점 없는 마을에는 위선적인 중산층이 살고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고딕양식의 성에는 마음씨 착한 과학자와 에드워드가 살고 있다. 팀 버튼은 언제나 빛보다 전통적으로 사악하다고 인식된 어둠을 옹호한다. <배트맨2>는 팀 버튼이 선호하는 어둠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경우이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빛이 지배하는 장면은 펭귄이 시장이 되었을 때뿐이다.
팀 버튼의 영화는 결코 빛이 어둠을 이기는 식의 고리타분한 결말을 보여 주지 않는다. 반대로 어둠이 빛을 이기지도 않는다. 단지 어둠이 자신의 현실을 깨닫고 자신의 영역으로 돌아갈 뿐이다. 비록 <가위손>에서는 그 결말이 다소 쓸쓸하게 표현되지만 <크리스마스의 악몽>에서는 유쾌한 긍정으로 표시된다. 가면 밑에 똑같은 얼굴이 있듯, 뱀이 악한 의도로 인간을 물지 않는 것처럼 자신만의 법칙을 지키면서 살아가라는 것이다. "억눌려져 있는 모든 환상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가장 비공격적인 방법"이니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현실에서의 승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의 인물인 에드 워드 B우드는 불행한 말년을 보내는 것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현실에서 자신의 법칙을 지키는 대가는 이방인이 되는 것뿐인 것이다. <화성 침공>은 에드우드에게 바치는 하나의 해프닝이다. 기라성 같은 스타들은 등장하자마자 거꾸러지고, 정치인과 사업가가 가장 먼저 불의 심판을 받고, 정상적인 사람들을 구원하는 것은 할머니와 소심한 소년이다. <화성 침공>은 <빈센트>에서 <크리스마스의 악몽>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궤적에 서는 약간 빗나가지만 팀 버튼 특유의 전복적 상상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필름 코멘트>는 팀 버튼의 재능이 "오도된 포스트모더니즘, 기괴한 분장과 특수효과, 무대장치, 장르영화와 만화적인 영상, 무정부적인 감성과 관습의 파괴"라고 평한다. 무난하게 동의할 수 있는 말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 하나가 빠져 있다. 팀 버튼은 우리를 다른 세계로 초대한다.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기괴한 인물들을 만나듯이 우리를 자신만의 이상한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다. 당장 눈을 뜨고 일어서면 현실이지만, 팀 버튼의 영화를 보고 있는 동안은 자체의 법칙이 작용하는 또다른 세계인 것이다. "사물은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다"라는 말을 신봉하는 팀 버튼의 말대로 우리는 그 이상한 세계에서 우리의 진실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무지막지하게 추운 날 입니다. 영화연대 가족여러분..감기
조심하시고 밥도 많이 드세요....
다음 강의부터는 진행을 빨리하겠습니다.....
팀버튼 감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은
http://naeri.cc2.cau.ac.kr/~hahanaya/
http://us.imdb.com/Name?Burton,+Tim을 참고하세요.(303)
[필모그래피]
그의 생일과 고향
1958년 8월 25일 , Burbank, California, USA.
무슨 상을 받았을까?
Film : Ed Wood (1994)
Event : Cannes Film Festival
Award : Golden Palm
Year : 1995
Result : Nominee
Individual award
Event : ShoWest Convention, USA
Award : ShoWest Award
Category : Director of the Year
Year : 1990
Result : Winner
그의 행적~
감독 작품들.
1.Superman Lives (1999)
... aka Superman Reborn (1997) (working title)
2.Mars Attacks! (1996)
3.Ed Wood (1994)
4.Batman Returns (1992)
5.Edward Scissorhands (1990)
6.Batman (1989)
7.Beetlejuice (1988)
8."Alfred Hitchcock Presents" (1985) TV Series
9.Aladdin and His Wonderful Lamp (1985) (TV)
10.Pee-wee's Big Adventure (1985)
11.Frankenweenie (1984)
12.Vincent (1982)
제작 한 영화들
1.Mars Attacks! (1996)
2.James and the Giant Peach (1996)
3.Batman Forever (1995)
4.Ed Wood (1994)
5.Cabin Boy (1994)
6.Nightmare Before Christmas, The (1993)
... aka Tim Burton's 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 (1993)
7."Family Dog" (1993) TV Series (executive)
8.Batman Returns (1992)
9.Edward Scissorhands (1990)
10."Beetlejuice" (1989) TV Series (executive)
11.Corpse Bride, The (????)
그가 배우로(?)나온 영화들
1.Century of Cinema, A (1994) .... Himself
2.Singles (1992) .... Br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