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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 로렌스와 그의 딸 바네사는 세상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법을 알지 못한다. 로렌스는 그 누가 알아주든 말든 자신의 학문에만 매몰되어 있고(그는 꼭 가방만은 챙긴다.), 바네사는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고 공부에만 매몰되어 있다(그녀는 아버지가 입원했어도 내일 SAT시험공부를 해야 한다.).

성장하면서 세상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행위는 자연스러운 욕구의 산물일 것이다. 이들에게 이런 자연스러운 ‘사교행위’의 습속이 결여된 것은, 그들의 두뇌가 너무 ‘스마트’하기 때문이리라. 그에 관한 자부심이 세상으로 통하는 문을 잠그는 아집의 열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로렌스도 바네사도 이 세상 속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문을 굳게 닫은 채로 지낼 수는 없다. 그들은 이제 닫힌 문을 열고 싶고,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 아집으로 닫힌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선 충격이나 상처가 아니라 따뜻한 사랑과 정감어린 위트가 필요하다. 토마스 헤이든 처치가 연기한 이복동색 척이야말로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열어주는 ‘현자(賢者)’인 셈이다. 어린 조카의 내면을 헤아리고 충동을 제어해주는 현명함, 연애에 헤매고 있는 형에게 진실한 마음을 전하도록 하는 현명함.

영화는 큰 사건이나 갈등없이 이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에 관해 이야기 한다. 그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이란 역설적으로 영리하지 않게 사는 것이다. 조금 손해 보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런 이득이 없어 보이는 일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함께 시간을 함께 해 줘야 한다. 왜냐하면 이 팍팍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 우리에겐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