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는 이미 영화만큼이나 돈을 많이 쏟아부어서 상당한 '때깔'을 자랑하고 있으며

스타들도 곧 잘 출연한다.

그리고 재미있다.


할리우드 영화가 끽해야 2시간 남짓한 러닝 타임내에

이런저런 재밌는 이야기를 다 풀어내야 한다면

미드는 한정이 없다.

아예 시즌별로 만들어가면서

얼마든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내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등장시킬 수 있다.

티비를 틀면 나오니까 극장보다 접근성도 좋다.

게다가 돈도 싸다.

동어반복이지만

재미없는 영화보다는 재미있는 미드 보는게 훨씬 낫다.  --;

요약하자면 영화를 웬만큼 재미있게 만들지 않고서는 미드만큼 재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할리우드는 고민을 시작했고

한 가지 돌파구를 만들었다.

바로 미드 보다 돈을 많이 들이는 것.

내부 사정은 잘 모르지만 요새 소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라는 것이 달마다 개봉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 여름' 공식이 요새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

<아이언 맨>이 5월에 개봉했고

<나니아 연대기 2>와 <쿵푸팬더>가 막 개봉했고

<인디아나 존스 4>가 개봉했고

좀 있으면 <인크레더블 헐크>가, 또 좀 있으면 <핸콕>이 개봉한다.

목록을 보고 있자면 정신이 없다.

'무슨 블록버스터가 봄부터 이렇게 많이?'

이게 다 미드 때문이다.

무난하게 만들면 미드한테 밀리니까 화끈하게 만들어버리는 거다.

'이 정도면 극장와서 돈 내고 보겠지' 하는 심정인거다.


근데 이걸 반대로 이용한 영화가 기획되고 개봉했다. 성적도 엄청 좋다. 일찌감치 박스오피스 1위다.

바로 <섹스 앤 더 시티>다.

무난하게 만들면 미드한테 밀리니까

그냥 미드를 영화로 만들어버렸다.

나는 <섹스 앤 더 시티> 보러 가기 전에

'이걸 영화로 만들면 어떤 느낌일까' 했는데, 기대가 애초에 잘 못 된 것이었다.

<섹스 앤 더 시티> 극장판은 그냥 tv판 <섹스 앤 더 시티>랑 똑같다.

물론 조금 더 화려하긴 하지만, 이 정도 화려함은 4번에 1번꼴로 tv에서도 보여줬던 것 같다.

(1.85:1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으며,  tv 보다 그렇게 야하지도 않다. -- )


근데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건

결국 <섹스 앤 더 시티>의 미덕은 극장판과 tv 과 똑같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필름투 손가락 보니까, tv에서 보는 걸 왜 극장에서 봐야 하느냐고 다운 해놨던데

반대로 생각해보자. tv에서 재밌게 보던 걸 극장에서 사람들이랑 큰 스크린으로 보면 더 재밌지 않겠는가.

(사실 내가 그랬다)

만약 극장판 <섹스 앤 더 시티>가 tv 판이랑 다른 컨셉으로 만들어졌다면 이렇게 흥행 못 했을 것이다.

tv 에피소드 한꺼번에 몰아서 7개 정도 보는 재미가 있으니까

<섹스 앤 더 시티>의 팬들은 극장까지 가서

캐리랑 빅이랑 이래저래 하는 이야기를 보러 가는게 아무렇지도 않은 거다.


즉, 미드보다 화려하게 만들거나

아님 (단 원래 인기가 있는 미드여야 한다) 그냥 미드를 극장에서 틀거나.


그렇다고 <섹스 앤 더 시티> 영화가 별로 였다는 건 아니다.

나는 6시즌 이후 너무나 궁금해했던 캐리, 사만다, 수잔, 샬롯의 이야기를 엄청 재미있게 봤고

극장판에서 볼 수 있는 몇몇 진귀한 장면들

(이를테면 빅과 스미스와 해리와 스티브가 한 프레임안에 있는 장면 같은거)

센스 있는 사운드 트랙등은 '아 그래도 역시 극장판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사실 말이 tv 에피소드 7개 분량이지

이거 편집한 사람은 아마 엄청 천재일 것이다.

어떻게 그 숏을 다 이어붙이고 그 와중에 캐릭터간 밸런스를 다 맞추고 거기에 음악 넣고 이래저래...

(지금쯤 앓아누워있지 않을까)


작품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건 무리인 것 같고

어쨌든 만족스러운 극장판이었다.

글들을 보면 '미란다 캐릭터가 바뀐 것 같다' '사만다가 좀 얌전해진 것 같다'

하는 식의 불평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불평을 하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아마 <섹스 앤 더 시티>의 매력인 듯 하다.


+ 정말 극장판 2편, 3편이 나올까.  나온다해도 그때는 캐리 고생 좀 안 시켰으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