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 를 한 줄로 요약하면

"믿음이 적은자여 왜 보지 못하느냐" 가 되겠다.

원작자인 C.S 루이스 선생님은 그야말로 기독 지성사의 한 별이고

영화는 그런 점을 효과적으로 잘 사용한다.
 
또는 원작의 성경적 내용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1편을 보면서도 흠 좀 멋진데, 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지만

(아슬란이 죽는 장면이라든지, 부활하는 장면이라든지, 하필 그 자리에 루시가 있었다라든지)

2편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기독교 세계관적 컨텍스트를 알아차릴 수 있다.

좀 직접적으로 그려진 건 떨어지는 성문을 몸으로 막아내는 모습이라든지(삼손)

포로 문제들(디아스포라)

그리고 역시 아슬란의 재등장(예수 부활 후 그를 못 알아보는 제자들?)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물론 끝도 없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노골적인 건 눈에 쏙쏙 들어올 수 밖에 없다.

이런게 재밌기도 하고.

 

근데근데

저런 것 보다 더 재밌는건,

내가 개인적으로 <나니아 연대기>의 미덕으로 꼽아주고 싶은건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가 전쟁씬을 그리는 방법이다.

사실

<나니아 연대기>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 같은 것과 비교해보면

스케일이라든지 컴퓨터 그래픽이라든지 그런게 좀 약해보이는 게 사실이다.

설정샷만 보더라도, 프레임 끝에서 끝까지 사람이 꽉 차는 <반지의 제왕>에 비해

<나니아 연대기>에는 들판을 비롯해 산이라든지, 하늘이라든지 하는 자연 배경이 여유롭게 펼쳐져 있다.

물론 이런 그림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스펙타클적인 측면에서는 <나니아 연대기>가 초큼 부족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나니아 연대기>의 전투신이 특별해지는 건

이런 스펙터클의 부족을 '전략'이란 요소로 만회하기 때문이다.


1편의 전투신을 기억해보면

얼음마녀 군대랑 아슬란 군대가 대치를 했는데

누가 봐도 얼음마녀 군대가 이길 것 같다.

얼음마녀 군대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쁜놈들은 자 그럼 이제 정면 승부를 한 번 해볼까, 하고 전력 질주를 하는데

갑자기 아슬란 측에서 새들이 날아올라 화염마법을 쓴다.

불꽃은 기가 막힌 곡선을 그리며 얼음마녀의 후미를 공격하고

전쟁은 그렇게 약간 의외의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게 재미인거다.

<반지의 제왕>처럼 그냥 힘과 힘이 부딪치고

그 안에서 고렙 캐릭터들이 이래저래 싸우는 건, 물론 재미있지만, 또 그 만큼 재미 없다.

<나니아 연대기> 2편도 1편의 정신을 이어받아 지하실 허물어트리기 전략을 쓴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투석기 장면과 여지없이 등장하는 '독수리 화살쏘기' 장면 같은 것들은

적어도 지금은 <나니아 연대기> 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기자기한(?) 재미라고 생각한다.

거기에다 저 멀리 롱숏으로 이런저런 상황에 맞추어 대형이 움직이는 장면들을 멋지게 잡아주는데

나 같은 사람들은 그런 장면들을 보며 크, 하고 좋아하는 거다.


루시가 어떻게 자랄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또 이런 이유들 때문에 <나니아 연대기> 3편을 기대하고 있는게 아닐까.

아, 또 하나 있는데 -

이번에 얼음마녀 부활 떡밥을 던졌으니까, 다음에는 정말 부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보는거다.

(틸다 스윈튼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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