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요스페셜 <나의 아버지> 2003. 11. 2. 방영

 다큐멘터리의 초반부에는 에론 베츠씨가 자신의 친부모에 대한 자의식에 대해 나온다. 자신의 친부모는 어떤 존재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해서, 직접 찾아 나서게 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친부의 소식을 듣고, 친부를 만나기 직전 까지도) 베츠씨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관념의 존재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찾아 나선 베츠씨의 친부는 공교롭게도 교도소의 사형수이다. 하지만 그렇게 찾은 ‘아버지’가 유전자를 통한 친자 확인 결과 친자확률 0%인 존재이다. 하지만 베츠씨는 사형수인 아버지를 부정하지 않으며, 친부로 인정하려 한다. 오히려 그는 유전 검사 결과라는 실재의 근거를 부정하려고 한다.

KBS 일요스페셜을 통해 본 <나의 아버지>가 감동적이며 충격적인 것은 기구한 이 두 사람의 삶때문이 아니라, 바로 베이츠씨의 선택때문이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의 말미에 관념 속 아버지도, (과학적으로) 실재의 아버지도 아닌, 친부를 선택하고 인정하는 베츠 씨의 모습에서 나의 아버지 존재는 어디에 어떻게 있는가란 생각이 들었다. 관념 속? 실재 속? 혹은 관념과 실재를 초월해서?

말 그대로 <나의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를 생각해 보게 해주었다. 나의 존재, 그리고 아버지의 존재가 무엇으로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