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클래식"은 소나기에서 러브레터, 로미오와 줄리엣에 이르는 정말 클래식한 멜로드라마를 모두 모아 놓은 종합선물세트같은 영화이다...

아마도 다찌마와리나 재밌는영화가 멜로물로 나온다면 클래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코미디를 웃기다고 욕하면 안되고 액션영화에서 총쏜다고 욕하면 안되듯이 멜로물도 질질 짜는 이야기라고 욕먹을 필요는 없다...
영화의 선호에 있어서 장르에 대한 대중의 취향이란 존중받아야한다...
코메디물이나 액션극과 마찬가지로 멜로물은 대중이 선택한 장르이고 그 멜로드라마가 관객들이 눈물을 쏟고싶은 기대에 부응하면 그만이다...
또한 영화 "클래식"은 잊혀진것들, 진부한것들 소위 추억이라 불리는 것들에 대한 오마쥬이다...
얄개의 고교생활에서의 에피소드와도 비슷한 씨퀀스나 어디선가 본듯한 입영열차에서의 이별씬, 장님이 된 남자와의 재회씬은 7,80년대 어느 극장에선가 상영되었음직한 이야기들이 아니겠는가??정말 클래식한 저마다의 촌스러운 에피소드들이라서 어쩌면 진부함 그자체로 지루하게 흐를 수도 있었다...
"비오는날의 수채화","엽기적인 그녀" 등을 만들었던 흥행감독 곽재용의 아름다운 멜로드라마의 창조능력은 본영화에서 극대화된다...이 영화 속 이야기들 하나하나를 따로 잘라내어 독립단편영화로 만들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씨퀀스마다의 아름답고 슬픈 내용이 전부 보석처럼 빛나는 슬픈 감정처리로 무장되어있다...

하지만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기로 하자...
우리는 불꽃의 아름다움에 심취하여 불에 뛰어드는 나방이 되서는 안된다...
멜로물의 가장 큰 강점은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지만 현실을 보지 못함은 큰 약점이다... 강점을 강조하기위해 사건의 우연성을 사용하는 것은 자유지만 약점을 좀 더 감추기 위해서는 극의 인과관계가 좀 더 설득력이 있어야 했다...

영화가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해피엔딩을 향해 한발자국식 가고 있는 이야기꾼의 발걸음소리가 지나치게 크게 들린다... 이젠 우리는 훌륭한 이야기꾼 곽재용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닫는 일만 남은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별개의 멜로드라마에피소드의 결합은 끝으로 치달으면 치달을 수록 해피엔딩을 짜마추기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린다....
결국 이런 무리한 전개는 결국 "엽기적인 그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등장인물의 관계에 대한 설정에도 문제가 있다....
전지현에게 상처의 제공자가 알고 보니 차태현네 고모아들이더라 식의 관계설정은 이 영화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좀더 오버해서 현실에선 찾아 볼 수 없는 엄마의 첫사랑의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으로 연결되어버림은 안쓰러운 마음 마저 들게 한다...
어딜 봐도 부자지간 같아 보이지 않는 두사람 조승우와 조인성 (키 차이만 봐도... 당췌 믿을 수 없는..)과 두 세대를 거친 손예진 모녀와의 사랑은 장황한 거짓말을 온갖 미사어구를 붙여 들은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하는 것이다...

이쁘고 잘생긴 눈코입을 억지로 가져다 붙여보니 옥동자가 되버리더라고 했던가???

영화의 무리한 전개는 우연과 우연.. 우연이란 본드로 부쳐서 억지로 연결시키고자 했다....

결국 그렇게 모든 우연이 하나의 해피엔딩 결말로 짜맞추다보니 아름다운 에피소드들 마저 현실성없이 붕 떠버리게 된것이다....

김치찌게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조미료를 적당히 넣어야 한다....
지나치게 조미료를 많이 넣으면 찌게가 맵거나 짜다....
그리고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몸에도 해롭다....


멜로드라마에서 우연이 가져다 준 감동은 정말로 경이롭고 아름답다...
그러나 지나친 우연의 남발은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찌개처럼 몸에도 영화에도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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