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아름다운 키스>

영화를 보는 날 이런 영화가 있다는 걸 알았다.
레즈비언에 관한 얘기라는 건 영화간판에 서있는 의미심장한
제목을 보고 짐작했을 뿐이다.
요즘엔 시원찮은 남자들뿐이어서 여자랑 한 번 사귀어볼까?
하는 생각을 가진 언니와 함께 갔다.
그 말을 들을 때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맘은 무서워서 떨고 있었다. ^^;
실은 여자 셋이 들어가면서 우린 삼각관계라는 시덥지 않은 넝담 따먹기를 했다.
예상외로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나이 많으신 분들도 계셨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난 약간 불편함을 느꼈던 것 같다.
약간 이해가 안 가는 게 있어서...
레즈비언에 관해 약간 가볍게 사실적으로 그린 건 재미있었다.
작업(?)에 들어가는 것도 이성간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
남녀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똑같이 여자들도 할 수 있다는 것.
사귀다가 헤어지면 다시 수다 떠는 친구가 된다는 것.
흥미로운 소재꺼리였다.

내가 이해 안 갔던 부분은 만난 날 키스한 건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며칠 되지 않아 육체적 접촉으로 돌입하는 부분이었다.
내 느낌에는 영화 속 순서는
"사랑-->섹스"가 아니라 "섹스-->사랑" 같았다.
여자 둘이 첫 눈에 반했기 때문일까? 너무 사랑해서 속도가 빠른 것일까?
내가 보수적인가? 영화 속 상황이 미국이라서 그런가?
왜 육체적 접촉에만 집착할까? 꼭 오르가즘을 느껴야만 사랑을 느끼는 것일까?
내 질문은 끝이 없었다. ^^;

영화를 같이 본 언니들과 얘기를 더 해볼걸... 혼자 고민하는 중이다.
어찌 되었건 레즈비언에 관한 얘기를 훔쳐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영화 속 가족과 다른 사람들의 레즈비언에 대한 수용이
우리 나라에선 얼마 정도까지 가능할까?
트렌스젠더, 레즈비언들은 언제쯤 당당히 밝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