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의 본질이란 무엇일까? 영화 ‘다크 나이트’에 따르면 ‘선’은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이고, ‘악’은 인간에 대한 무한한 불신이다. 놀랍게도 바로 이러한 본질에 대한 물음이 이 영화에 엄청난 리얼리티를 부여하며 철학적 물음에 육박한다. 과연 인간이란 존재는 믿을 수 있는가?

영화는 물론 답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이 묵직한 주제의식을 ‘죄수의 딜레마’를 활용하여 섬세하게 표명한다. 인간은 때로 믿을 수 없지만 항상 믿어야만 한다. ‘믿을 수 있다’가 아니고 ‘믿어야만 한다’이다. 그러나 ‘믿을 수 있다’가 아니라 ‘믿어야만 한다’가 최선의 답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이 영화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배트맨이 아니다. 그는 정직한 ‘사건 처리자’일 뿐이다. 불안정하고 ‘계획되지 않는’ 조커의 광기야말로 시종일관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시켜준다. 공포의 원인이 예고되지 않은 사건임을 잘 알고 있는 이 명민하고 끔직한 캐릭터는 관객이 천천히 졸거나 사색할 틈을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