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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왔던 지도자 존 코너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전작들에서 ‘찌질이’에 불과했던 그(존 코너)가 ‘심판의 날’ 이후 어떤 모습의 리더로 성장했을까? 그(크리스천 베일)는 전작에서 고뇌하는 배트맨이었다. 그는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불신으로 공권력을 대행하는 영웅이 되었지만, 조커와의 대결로부터 “인간에 대한 믿음은 당위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간’은 신뢰하지 않지만 ‘인간됨’은 신뢰해야 하는 것이다.

전작에서 터미네이터는 감정이 없는 ‘좀비’적 특성으로 인간과 구분이 되었다면, 스카이넷이 전면에 부상한 이 영화에서는 좀 더 본질적인 구별이 시도된다. 스카이넷의 터미네이터들은 목적 수행을 위한 활용 도구이자 부속에 불과하지만, 인간은 모두 독립적 개체이며 따라서 본연의 독자적 삶을 구축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인간의 희생이 당연하지 않은 까닭이다.

기계 군단과 싸우는 저항군이 리더로서 존 코너를 더 신뢰하고 존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는 그들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다른 위와 똑같이 싸울 뿐 아니라 도리어 몸을 사리지 않는다. 마커스라는 새로운 존재 앞에서 당황해 하지만 배트맨이 그랬던 것처럼 존 코너 역시 마커스의 인간됨을 신뢰한다. 그가 예고된 지도자인 것은 단지 기계군단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인간됨’에 대해 고민하면서 인간됨을 구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에서 구현된 존 코너라는 리더는 이 시대의 요구에 부합한다. 한편으로는 탁월한 지역 시민 활동가에서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된 오바마가 겹치고 한편으로는 얼마 전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겹친다. 다소 과도한 이런 연상 작용은 어쩔 수 없이 무차별적으로 퇴행하는 이 시대를 향한 탄식의 발로일 것이다.